님은 다가오는 10월을 어떻게 보내실 예정인가요? 저는 주변 사람들의 결혼식이 꽤 많이 열려서, 주말이 내내 바쁠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과 더불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확실히 많아졌어요. 특히 최근에 일본의 여행비자가 폐지되면서,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더라고요? 저도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일본으로 자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일본여행을 가고싶다고 노래를 불렀었거든요. 부담없는 비행시간과 매력적인 브랜드들, 맛있는 음식과 디저트 등 일본여행의 매력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가 그동안 일본여행을 가고싶다고 생각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굉장히 사소한 거예요.
저는 일본에서 산 손톱깎이를 다시 사고싶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여행의 제 1순위는 바로 이 손톱깎이를 사는 겁니다. 이 손톱깎이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죠, 5년 전 쯤 후쿠오카에서 구매한 손톱깎이인데요. 쇼핑을 하다가, 면세금액을 맞추기 위해서 적당히 고른 거였거든요. 제 기억엔 한 1100엔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와, 손톱깎이가 만원이 넘어? 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가격을 맞추기에 제일 그럴듯해 보여서 그냥 산 물건이었죠.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서도 한동안 포장 그대로 놓여있기도 했어요.
그동안 저에게 손톱깎이란 집에 당연히 있는 물건, 한 번 생기면 굳이 바꿀 필요가 있나 싶은 물건에 가까웠습니다. 사실상 크게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죠. 그냥 손톱이 깎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실제로 본가에서 손톱깎이는 제가 초등학생 때 바둑대회에 나가서 참가상으로 받아왔던 손톱깎이 세트를,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써왔거든요. 그 이후엔 아마 어디서 받은 걸로 또 바꾸었겠죠.
그러다 어느 날, 손톱을 깎아야겠다 싶어서 일본에서 사왔던 손톱깎이를 꺼냈고, 첫 사용 이후 저의 인식은 완벽하게 바뀌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손톱을 자른다”라는 기능적인 면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는 것이었던가…? 절삭력은 기본이고, 손톱이 이렇게 부드럽게 절단될 수 있는 거였구나, 부드럽게 절단되다 보니 틱틱 소리를 내며 손톱이 여기저기로 튀어나갈 염려도 없고요. 손톱을 잘라낸 후의 절단면도 엄청나게 깔끔하고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처음 사용 이후, 저는 세상에 이런 물건이 존재했단 말이야? 라는 의문과 경악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장인의 물건이구나! 이런 세계가 있었다니, 왜 아무도 그동안 나에게 말해주지 않은거지! 싶더라고요. 실제로 제품명이 ‘장인의 기술 손톱깎이’란 걸 알았을 땐 아주 정확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지 뭐예요. 두 개를 사오지 않은 것을 사무치게 후회했습니다. 한동안 이 손톱깎이를 사용할 때면 희열을 느낄 정도였어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처음엔 추천을 하면서 써보라고 사용을 권하다가, 많이 쓰면 무뎌질까봐 나중엔 못 쓰게할 정도였달까요, 후후.
이후에는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무인양품에서도 손톱깎이를 사보았지만, 제가 느꼈던 그 때의 충격적인 경험을 하기에는 무리더라고요. 최근에 검색을 통해서 이 손톱깎이를 온라인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본에 직접 가서 사며 그 감격을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미뤄두고 있는 중이랍니다. 엄청나게 시시한 이유지만, 저에게는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일본여행을 갈만큼의 가치가 있으니까요. 사실은 이 손톱깎이를 생산한다는 ‘칼의 마을 기후현 세키시’ 마을에까지 가보고 싶어지고 말았거든요. 무려 26대를 자랑하는 대장장이들이 살고있는 마을이라고 하니 더 흥미로워지지 뭐예요. 지도를 찾아보니 나고야와 가까워서, 이 탐험일지를 쓰면서 내년쯔음에는 방문해야겠다는 혼자만의 결심도 이미 세웠습니다🤔
님은 어떤가요? 특별하게 좋아하는 물건이나 이야기가 있나요? 아주 작은 하나의 계기만으로 조금은 큰 결정을 내린 적이 있나요? 그런 이야기가 있다면 저에게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