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Panic! Just a Letter from Universe
찢어진 백과사전을 채우기 위해 탐험을 떠난 이동조사원이 보내는 탐험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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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8년 1월 22일은 이동조사원이 제주에 살기 시작한 날입니다. 이제 정말로 제주살이 5년을 꽉 채우고 6년차 제주도민이 된 것이지요, 후후. 보통 제주에 산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부럽다는 반응이 먼저 나오고, 실제로도 제주에 살아 좋은 점은 정말 많기는 하지만요, 반대로 좋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일단 배송 문제가 일순위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제주에서도 쿠팡의 로켓배송이 가능해서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배와 비행기로만 물류를 나를 수 있는 제주의 배송현황은 여전히 좋지는 않습니다. 제주에서 자체 생산하는 물건 등이 적다 보니 당연히 물건을 다 육지에서 가지고 와야 하니까요(물론 삼다수는 확실히 제주가 싸지만…💦).
제가 이걸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선물받은 브랜드 치킨의 기프티콘을 사용할 때였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메뉴가 천원이 더 비싸게 책정되어 있고요, 당연히 배달료는 따로이니 최소 4~5천원을 더 내야만 기프티콘이 사용이 가능하더라고요. 브랜드 치킨이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육지의 치킨보다 제주의 치킨이 더 비쌉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주에서 수급할 수 있는 양보다, 소비량이 훨씬 많아 무조건 육지에서 가지고 와야해서 물류비용이 추가된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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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마저도 이럴 정도이니, 다른 부분에서도 비슷합니다. 종종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선물을 받으면 추가배송비 문자가 언제 오려나 먼저 기다려질 정도고, 혹시라도 개인적으로 물건을 받아야 하거나 중고거래를 할 때에도 미리 제주도임을 밝히고 추가배송료가 있다면 꼭 알려달라고 거듭 당부합니다. 제주 추가 배송비를 후불로 내는 것보단 선불이 훨씬 싸거든요…😇
로켓배송은 가능하지만 로켓프레시는 불가능하고, 마켓컬리나 오아시스, 새벽배송의 서비스는 말로만 들어봤습니다. 종종 본가에 들러 당일배송 서비스를 겪어보면 세상이 참 좋아졌네…! 느끼기도 하고요. 물건을 살 때는 제주도 배송이 가능한지, 배송이 가능하다면 추가배송비는 얼마일지 먼저 찾아봅니다. 정말 급하게 필요할 때에는 거의 배송비를 8천원~만원씩 내고 받을 때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구매할 때 친구들과 함께 구매하는 것, 대용량 벌크를 구매해서 나누어 쓰는 것, 물건을 대신 사다주는 것, 주문한 물건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은, 택배를 '부른다'고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제주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 말은 육지의 말과는 살짝 차이가 있거든요. 저는 한평생 택배를 시킨다고 표현하며 살아왔는데 제주에서는 택배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물건들을 부른다고 말하더라고요. 신기해서 알아보니 제주에서만 쓰는 말은 아니고 남부지방에서는 종종 이렇게 표현한다고 하는데, 저에겐 꽤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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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사투리를 안 쓴다고 생각하는 제주토박이와 사투리를 흉내내는 이주민의 대화.jpg
어쩌다 이렇게 제주에서 부른다는 표현이 생겨난 걸까요? 점점 궁금해져서 여기저기 물어보기도 하고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이유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궁금해요🥲)
제 생각에는 ‘시키다’는 동사는 애초에 가지고 오도록 주문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요, ‘부르다’는 동사는 다른 사람을 오라고 하는 뜻이라고 하는데서 약간 뉘앙스 차이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뭔가를 시키는 건, 물건이 착착 알아서 우리집 문 앞까지 잘 올 것 같이 자동화된 일련의 과정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반면 부르는 건 약간 사람이 개입해서 수동으로 진행하는 과정이 끼어드는 느낌이고요.
예를 들면 위의 카톡에서처럼요. 저는 친구와 함께 전기장판을 1+1로 불러서, 택배를 받은 다음에, 박스에서 전기장판을 꺼내어 제 걸 챙기고, 다시 친구에게 남은 전기장판을 포장해서 전달해주었거든요. 제주에서 물건을 부른다는 것에는 누군가의 수고와 케어가 분명히 더 들어가는 일일 가능성이 크다고나 할까요? 물론 꼴랑 도민 6년차의 근거 없는 아무말이긴 하지만요, 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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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으로 5년을 꽉 채워 제주에 살면서,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편의점은 11시, 치킨집은 9시에 문을 닫는 시골에서도 살아보고요, 한국인보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았던 회사에서도 일을 해보고, 배를 타고 제주와 육지를 왕복하기도 하고, 체감상 서울보다 서귀포가 더 멀게 느껴지는 경험도 해보고요. 사실 작년에는 제주에서 육지로 돌아올 마음까지 먹었었는데, 평생 제주에 살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몇년간은 제주에 더 머물러보려고 해요. 금방 제주를 떠날 줄 알고 5년간 차도 사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드디어 제 차도 생길 것 같고요🚘
이번 설 연휴를 포함해서 2월 5일까지, 조금은 긴 휴가를 받았는데요. 그동안의 제주살이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제주살이 방향을 다시금 잡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2주간은 제주에서 겪은 이야기, 그리고 제 생각들을 비정기적으로 자주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후후🤓
혹시라도 제주에서의 삶에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물어봐주세요. 진짜로 당근마켓에서 횟감을 파는지, 육지사람 차별이 있는지, 제주 회사의 근무환경은 전반적으로 어떤지, 지네와 뱀이 많은지 그런 것들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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