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Panic! Just a Letter from Universe
찢어진 백과사전을 채우기 위해 탐험을 떠난 이동조사원이 보내는 탐험일지 |
|
|
작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는 루틴 중 하나는 바로 걷기입니다. 작년 1월에 하루 만보를 걷는 걷기 리츄얼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13개월째 꾸준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처음 걷기를 시작할 때 어느 날인가는 의욕이 과하게 넘쳐서 3만보를 걸었다가 다음 날 피곤에 찌들기도 하고, 게으르고 싶은 날이나 외출할 일이 없는 주말이 오면 만보는커녕 세 자리수의 걸음을 걷기도 하고, 왔다갔다 기복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 정도를 꾸준히 걷다보니 지금은 나름의 루틴이 생겨서 어떤 날에도 만보를 못 넘는 날은 거의 사라졌답니다, 후후🤭
그러다보니 걷기에도 제법 요령이 생겨서, 여러가지 좋은 변화가 생겼는데요. 일단 걸음속도가 꽤 빨라졌고, 하루 목표 걷기량이 10,000보가 아니라 12,000보가 되었다가, 최근에는 목표를 매일 15,000보로 상향조정했답니다. 또 어떤 걸음이 잘 걷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 생겨서 걷기에 대해 공부도 해보고, 여러 책도 읽어보면서 저에게 잘 맞는 보폭과 걷는 자세를 연구해보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를 걸어야 가장 컨디션이 좋은지, 발목과 무릎에 가장 좋은 걷기 자세는 어떤 것인지, 걸음수를 효과적으로 올리려면 평소에 어떻게 하면 좋은지, 걸을 때 신을 양말과 신발은 무엇이 좋은지, 집이나 회사 근처에 걷기 좋은 곳은 어디인지, 내가 좋아하는 걷는 길과 날씨와 풍경과 BGM은 어떤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있습니다. TMI) 집에 이미 돌아와서 걸으러 나가기 귀찮을 때, 스쿼트 동작을 해도 걸음수가 오른다는 걸 깨닫고 스쿼트로 대체할 때가 있습니다(?)
걸으며 느낀 것들에 대한 수많은 TMI들을 풀어내고 싶지만 꾹 참고, 제가 걷기를 하면서 느낀 가장 좋은 점을 딱 한 가지만 말해보겠습니다. 바로 아침에 일어나 하루의 시작을 경쾌한 산책으로 시작하면, 그 날은 끝까지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하루에 만보가 목표일 때는 밤에 많이 걸었는데요, 목표를 만 이천보, 만 오천보로 올리다보니 저녁에 시간이 날 때 걷는 것으로는 변수가 많아서 계획대로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정도 걷는 루틴을 만들었고요. 그런데 꾸준히 해보니, 아침 산책의 최대 장점은 걸음수를 채우는 것 정도가 아니란 걸 금세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걷는 시간이 하루의 리듬을 결정한다는 걸요.
|
|
|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부벼가며 운동화를 신을 때까지만 해도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오늘만 만보 채우지 말까…’하는 고민이 듭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머리를 잠식하기 전에 몸을 먼저 움직여서 일단 길을 나서고 나면 자연스럽게 걸음에 점점 활기가 깃듭니다. 좀전까지 내가 걷기 싫어했다고? 하는 마음까지 들 정도로요🤭 그렇다고 무리를 하는 건 좋지 않으니, 30분 정도만 걷고 집에 돌아와 아침을 먹고 일하러 갈 준비를 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별 거 없지요? 뛰는 것도 아니고 걷는 것인데다가 시간도 고작 30분이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아침에 잘 걸은 날은, 하루가 왠지 기운이 납니다. 아침에 평소보다 더 움직였으니 피곤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오히려 반대입니다. 머리를 쓸 때도 머리가 훨씬 빠릿하게 돌아가는 건 물론이고,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청소도, 빨래도 할 수 있는 힘이 계속 남아있더라고요. 반면, 내면의 대결에서 패배해서🥲 산책을 빼먹은 날은 분명 덜 힘들어야 하는데도, 하루가 전체적으로 계속 의욕이 없는 상태로 무슨 일이든 하고 싶지 않고, 미루고 싶은 거예요. 산책을 다녀온 날은 퇴근 후 밥도 해먹고, 청소도 하고, 심지어 운동까지 가야지! 하는 선순환이 있는데 말이에요. 처음에는 착각인가 싶었는데 1년간의 데이터를 모아보니 확실해졌습니다. 오전의 가벼운 산책이 주는 힘을요.
그래서 저는 아침 걷기를 일종의 리듬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루의 리듬이 걷기로 인해서 잘 설정되고, 이 리듬에 따라 해야할 일들이 자연스럽게 힘들이지 않고 흘러가는 거예요. 반면에 걷지 못하면 리듬을 만들지 못해서 해야할 일들이 더 힘들게 느껴지고요. 왜, 일할 때에도 흐름을 타면 어렵고 많은 일들이 생각보다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처리할 수 있잖아요. 그런 흐름을 타면 어떤 일이든 쉽게 집중해서 몰입할 수 있는데, 저는 하루의 흐름을 걷기로 시작하는 법을 익히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 걸을 때에는 많이 걸어야 한다거나, 빠르게 걸어야 한다거나, 자세를 바르게 걸어야 한다거나 하는 강박에 휩싸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면 이때의 기분과 리듬이 하루 종일 이어질 거니까요. 그러니 아침에는 최대한 편안하게 내 몸과 정신을 깨운다고 생각하고, 즐겁고 활기차게 걷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렇게 걷고 나면 저를 100%로 충전한 것처럼 느껴져요. 하루를 시작할 때 핸드폰 배터리가 100%가 아니라 60%으로 시작하면 중간중간 충전도 해줘야 하고 방전될까봐 초조해지잖아요. 배터리가 줄어들면 왠지 불안하고, 과연 퇴근 전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하고, 절전모드로 변환해두어야 하고요. 그러면 분명히 효율이 떨어지게 되거든요. 하지만 100%로 시작하면 저를 최적화된 상태로 100% 쓸 수 있는 거지요🔋
만보 걷기를 처음 시작할 때에만 해도 제가 걷기에 대해 이렇게 진심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적당히 걷는 건 나쁘지 않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걷기를 찬양하는 사람으로 거듭났고요, 후후. 특히 아침 산책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어요. 혹시 오늘의 탐험일지를 통해 나도 한 번 걸어볼까…? 싶으셨다면 당장 내일 집 근처를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침 새해이기도 하고, 새로운 루틴을 만들기 딱이니까요🤭
|
|
|
유리병 속의 편지를 클릭하시면 개인정보 없이 저에게 답장을 보내실 수 있어요, 아니면 메일로 답장을 보내주셔도 좋고요✍️ 남겨주시는 메세지들은 우주로 사라지지 않도록 제가 잘 읽고 간직하고 있답니다🖤
|
탐험일지를 추천해주고 싶으신 분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혹시.. 아직 탐험일지를 구독하지 않으셨다던가...? Subscribe 이미지를 클릭하면 탐험일지를 구독할 수 있답니다 😉 |
|
|
|